날씨가 유난히 화창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탁 트인 야외 공간이 떠오르곤 합니다. 기분 좋은 해 질 녘, 지인과 함께 2차로 향할 곳을 찾던 중 망원역 인근에서 특유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야장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발걸음은 설레었으며, 망원동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시간은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매장 정보
- 상호명: 이천억 해물이랑 고기랑
- 영업시간: 매일 11:00 – 다음 날 03:00 (라스트오더 02:00)
- 위치: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105 1층 (망원역 2번 출구에서 약 316m)
- 참고사항: 단체 이용 가능, 포장 및 예약 가능
망원동의 정취를 담은 야외 테이블 분위기


망원역에서 도보로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식당 외부에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파라솔 좌석과 야외 테이블이 길게 늘어서 있어, 마치 축제 현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낮 시간대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넉넉하여 망설임 없이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어우러져, 서울 도심 속에서도 여유로운 야장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다양한 메뉴 구성과 친절한 서비스

메뉴판을 살펴보면 이곳이 단순히 회만 파는 곳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아구찜부터 시작해 고기류, 그리고 든든한 식사 메뉴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희는 2차로 방문했기에 비교적 가벼운 안주인 모듬해물과 맛보기회를 주문했습니다. 주문 과정에서 해삼 대신 소라를 먹고 싶다는 개인적인 요청을 드렸는데, 사장님께서 흔쾌히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시며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식사 전부터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입맛을 돋우는 기본 안주와 가리비 계란탕


본격적인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정갈하게 차려진 기본 안주들이 테이블을 채웠습니다. 먼저 따끈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가리비 계란탕은 맑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2차로 방문한 저희에게는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완벽한 선택이었으며, 가리비의 감칠맛이 국물에 녹아들어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함께 제공된 해파리무침은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루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며 다음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아쉬움이 남았던 제철 맛보기회


기대 속에 차려진 제철 맛보기회는 참돔, 농어, 광어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주문 단계에서부터 이 시기에 자연산 광어가 제철회로 나온다는 점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산란철에는 생선의 맛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려했던 대로 첫 점을 입에 넣었을 때의 느낌은 다소 당혹스러웠습니다. 신선도가 떨어진 듯한 마치 하루가 지난 것 같은 퍼석한 식감이 느껴졌고, 밋밋한 맛이 뒤따랐습니다. 함께 간 지인은 나쁘지 않다고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생선회 자체의 퀄리티 면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반전의 매력을 보여준 싱싱한 모듬해물


하지만 생선회에서의 아쉬움은 이어진 모듬해물 구성에서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앞서 느꼈던 불안감을 단번에 해소해주듯, 낙지탕탕이는 접시 위에서 활기차게 움직일 정도로 싱싱함을 자랑했습니다. 주황빛이 선명한 멍게와 탱글탱글한 전복 등 해산물 하나하나의 상태가 매우 훌륭했습니다. 서울 한복판 야장에서 이 정도 가격에 이만한 구성과 양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모듬해물은 특별히 튀는 것 없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요청 사항이 반영된 참소라 숙회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사전에 요청했던 참소라 숙회였습니다. 해삼 대신 선택한 소라는 아주 적절한 결정이었습니다. 검은 접시 위에 정갈하게 놓인 참소라는 윤기가 흐르는 외관부터 식욕을 자극했으며, 씹을수록 느껴지는 달큰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함께 나온 내장을 곁들여 먹으니 입안 가득 녹진하고 달달한 풍미가 퍼졌습니다. 손님의 작은 요청도 세심하게 반영해준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식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야장의 낭만이 가득한 전체 상차림

전체적인 상차림을 한눈에 바라보면, 야외 테이블 위로 펼쳐진 다채로운 해산물과 술잔들이 어우러져 완벽한 야장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비록 생선회에서는 예상치 못한 아쉬움을 겪었지만, 싱싱한 해산물들과 시원한 공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그 빈자리를 충분히 채워주었습니다. 망원동에서 야장 낮술을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분위기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풍성한 한 상이었습니다.
총평 및 마무리
망원역 인근에서 탁 트인 야외 분위기를 만끽하며 해산물을 즐기고 싶다면 ‘이천억 해물이랑 고기랑’은 꽤 나쁘지않은 선택지입니다. 생선회에 대해서는 큰 아쉬움이 남았으나, 모듬해물의 구성과 신선도만큼은 바닷가에서 먹는것에 비교해도 뒤떨어지는게 전혀 없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생선회보다는 낙지탕탕이나 소라, 멍게 같은 해산물 위주의 안주를 주문하신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날씨 좋은 날, 망원동 근처에서 지인들과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야장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