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짜쭈엔(Phở Gia Truyền), 백종원도 반한 하노이 쌀국수 성지 재방문기

들어가며: 이 글은 2018년 5월, 하노이의 뜨거운 공기 속에서 기록했던 비공개 글을 현재의 블로그 스타일에 맞춰 리뉴얼한 포스팅입니다. 비록 시간은 흘렀지만, 당시의 미각적 충격과 생생한 현장감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기록 저장소에서 다시 꺼내어 정리해 봅니다.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의 복잡한 골목길, 그 중심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성지라 불리는 쌀국수 집이 있습니다. 바로 ‘퍼짜쭈엔(Phở Gia Truyền)’입니다. 백종원 대표가 다큐멘터리에서 소개하며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친숙해진 이곳은, 단순히 쌀국수를 파는 곳을 넘어 하노이의 역사와 로컬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입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퍼짜쭈엔은 여전한 활기와 깊은 향으로 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매장 정보

  • 상호명: 퍼짜쭈엔 (Phở Gia Truyền Bát Đàn)
  • 영업시간: 06:00 – 10:00 / 18:00 – 20:30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 특이사항: 영업시간이 매우 유동적이며, 현지인과 관광객이 뒤섞여 늘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노포의 활기

근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퍼짜쭈엔은 역시나 북새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특유의 빠른 회전율 덕분에 줄은 금세 줄어듭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나 쾌적한 위생과는 거리가 멀지만, 길거리 노점보다는 한결 정돈된 노포 특유의 묵직한 포스가 느껴집니다. 분위기 있는 식사보다는 ‘진짜’를 맛보러 왔다는 설렘이 앞서는 순간입니다.

단출한 메뉴, 그 속에 담긴 깊은 내공

메뉴는 고기 부위와 익힘 정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뉩니다.

  • 타이남(Tai Nam): 미디엄 소고기와 양지의 조화
  • 타이(Tai): 부드러운 식감의 미디엄 소고기
  • 친(Chin): 담백하게 푹 익힌 웰던 소고기

여기에 ‘꿔이’라 불리는 튀긴 빵을 추가해 진한 국물에 적셔 먹는 것이 이곳의 정석입니다. 주문 방식은 다소 투박합니다. 카운터에서 주문과 결제를 마치고 옆에서 기다리다 음식이 나오면 직접 들고 가야 합니다. 워낙 정신없으므로 본인의 메뉴가 나오는지 예의주시해야 하며, 가끔은 손가락질과 표정으로 소통하는 ‘바디 랭귀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북부식 쌀국수의 정수: 고수를 잊게 만드는 육수의 마력

이번 방문의 첫 선택은 ‘타이’였습니다. 퍼짜쭈엔은 하노이식 북부 쌀국수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먹는 숙주 가득한 남부식과는 결이 다릅니다. 국물은 고기 향이 아주 진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자랑합니다. 고수가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수의 향이 워낙 강력해 고수 못 먹는 분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고수를 좋아하는 저조차 고수의 부재를 잊게 만들 만큼 국물 자체가 완벽했습니다.

결국 한 그릇으로 부족해 ‘친’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친’은 고기를 완전히 익혀 ‘타이’보다 훨씬 고소하고 씹는 맛이 좋습니다. 같은 국물이지만 고기의 풍미가 달라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총평 및 마무리: 하노이 쌀국수 여행의 시작이자 끝

호안끼엠 근처의 유명하다는 쌀국수 집들(퍼 성, 퍼 씬, 퍼 텐 등)을 모두 섭렵해 보았지만, 제 마음속의 부동의 1위는 여전히 퍼짜쭈엔입니다. 이번 여행 중에만 5번을 방문했을 정도로 그 중독성은 대단했습니다.

가성비, 맛, 그리고 로컬의 분위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합니다. 하노이가 처음이라면, 그리고 수많은 쌀국수 집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으로 향하세요. 쌀국수라는 음식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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